1. 더 이상 필요 없어진 “인간의 노동”
인간의 노동으로 인한 가치 창출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바로 육체적 노동(몸)으로 인한 가치 창출과 정신적 노동(지식)을 통한 가치 창출이다. 기원전 이전부터 현대까지 이 두가지 요소는 비록 비중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계속 유지되어 왔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AI와 로봇의 출현으로 일하는 주체가 인간에서 AI와 로봇으로 옮겨가고 있다.
다들 피부로 느끼고 있겠지만, 이미 AI는 인간의 사무 업무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직장에서 Chat GPT와 Gemini 같은 LLM을 활용하지 않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그 영향력이 늘어났고, 여러 공장에서는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어 이미 과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생산 속도를 보여주고 있고, 최근에는 테슬라의 옵티머스가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내가 인간의 노동이 지니는 가치가 점점 더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앞서 말한 두 요소가 보여주는 일률이 기존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율적이고 생산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호재일 것인가 아니면 악재일까?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오만한 일이지만, 나는 이것이 대부분의 인류에게 악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든지 과하면 결국 탈이 나듯, 소수의 ‘가진 자들’에게는 이것은 대단히 진취적이고 발전적인 일이겠지만, 나를 포함한 ‘평범한’ 다수에게는 결코 좋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이 나의 예측이다.
과거부터 인간은 일을 하는 행위를 통해 본인의 자아를 실현하고 가치를 창출하였다. 하지만 앞서 말한 두 요소의 도입이 가속화됨에 따라 인간 노동의 가치는 점차 0에 수렴하게 될 것이고, 기업을 운용하는 자본가들은 더 이상 인간을 고용할 필요가 없어졌기에 인력 감축을 통해 사람을 기계와 AI로 대체해 나갈 것이다. 초기 자본만 확실하다면, 이들은 두 요소를 사람보다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요인들인 꼽아보자면
- 사람에게는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지만 기계는 그렇지 않다.
- 기계는 불만을 품지 않는다.
- 장기적으로는 인건비보다 AI와 기계 유지비가 저렴해지는 특이점이 온다.

이해를 돕기위해 LLM을 통해 생성한 그래프이다. 실제로 완벽히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거의 비슷한 형태를 가질 것으로 예측한다. 핵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인건비를 지불하는 것보다, 기계와 AI를 활용하여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용이 훨씬 저렴해진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비용 이외에도, 이 두가지 요소는 자본가에게 대항하여 들고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부수적인 비용까지 생각해본다면 자본가 입장에서는 사람 대신에 AI와 기계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반복적이고 규칙이 명확할수록 대체 가능성이 올라가고, 대부분 노동자들의 업무 방식은 이러한 성질을 가지는 경우가 많기에 근시일 내에 이러한 대체 가능성이 올라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아마존, IBM, GXO 같은 기업들에서는 이미 그러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고, 모두가 아는 테슬라, 메타 등 M7이라 불리는 굵직한 기업들에서도 비슷한 조짐이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인간 노동의 가치는 결국 로봇과 AI로 인하여 0에 수렴하게 될 것이고, 99%의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가진자들’이 주는 기본소득(배급)에 의존하여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여기서 말하는 ‘가진자들’이란 누구를 의미할까?
2. ‘가진 자들’

신분제는 사라지지 않았다. 단지 형태만 바뀌었을 뿐이다. 왕과 귀족이 지배하던 시대가 끝난 자리를 대신한 것은 자본을 쥔 사람들, 바로 ‘가진 자들’이다. 그들은 자본과 정보를 통해 시스템의 내부에 자리 잡았다.
정치인, 재벌, 연예인, 그리고 거대 기업의 창업자들까지. 겉보기에는 서로 다른 영역에 서 있는 것 같지만, 그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은 단 하나다. 바로 자본이다. 그리고 그 자본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정보에 접근하여 이들과 일반인들의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그들은 더 이상 ‘일’을 하지 않는다(물론 당연히 일을 하지만 은유적인 표현으로 봐주면 좋겠다). 대신 일을 만들어내는 구조 자체를 소유한다. 시스템이 한 번 만들어지고 돌아가기 시작하면, 그 안에서 발생하는 부는 자동으로 그들에게 흘러든다. 이것이 그들이 통치하는 방식이다.
그들은 법과 무력 대신 데이터와 소유권으로 세상을 지배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의 시스템 안에서 자발적으로 복종하며 살아간다. 인간 노동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온다는 말은 겉보기에는 좋은 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인간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로 전락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동시에 현대 사회 시스템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가진 자들’은 일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었고, 나머지는 그 구조 안에서 일할 기회를 얻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들이 만든 시스템은 그들의 부를 증식시키는 동시에, 다수의 인간을 그 시스템에 종속시킨다. 과거의 지배는 눈에 보이는 권력으로 이루어졌지만, 오늘날의 지배는 일상 속에서 은밀하게 작동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플랫폼을 통해 관계를 맺고, 그들의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세계 안에서 사고한다.
예를 들어보자. 유튜브 프리미엄, ChatGPT, 쿠팡 와우, 배민클럽 등 다양한 구독권 형태의 시스템들이 이미 우리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우리는 더 이상 ‘한 번 사서 끝내는 소비자’가 아니라, ‘계속 결제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이러한 구독형 시스템은 단순히 새로운 결제 방식이 아니라, 소유의 개념을 통제의 개념으로 바꾼 구조다.
과거에는 우리가 돈을 내고 제품을 소유했다면, 이제는 돈을 내야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 이 차이는 미묘하지만, 본질적이다. 소유는 한 번의 거래로 끝나지만, 접근은 지속적인 의존을 전제로 한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끊으면 다시 광고가 나오고, ChatGPT를 구독하지 않으면 더 이상 고도화된 정보 접근이 불가능해진다. 쿠팡 와우나 배민클럽을 해지하면, 익숙했던 편리함이 곧바로 불편함으로 바뀐다. 이런 불편함은 단순한 사용 제약이 아니라,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심리적 종속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 구조에서 ‘가진 자들’은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지속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한다. 매달 자동 결제되는 구독료는 거대한 데이터 네트워크와 결합되어, 그들의 수익 구조를 정교하게 유지시킨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몇 천 원, 몇 만 원의 사소한 비용처럼 느껴지지만, 수백만 명이 그 비용을 반복적으로 지불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소비’가 아니라 현대판 세금이 된다.
이 구독 시스템은 인간에게 ‘편리함’을 주는 동시에, 그 편리함에 대한 의존성을 만든다.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서비스를 구독하며, 더 많은 플랫폼의 생태계 안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이 생태계의 중심에는 언제나 자본을 쥔 ‘가진 자들’이 있다. 그들은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의 소비 습관과 데이터를 통제하고, 구독료라는 이름의 세금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다.
결국 현대의 구독 시스템은 새로운 봉건제라고 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한 달마다 ‘접근권’을 갱신하며 살고, 그 권리를 잃는 순간 사회적 단절을 경험한다. 서비스가 곧 일상이고, 플랫폼이 곧 사회가 된 지금, ‘가진자들’은 더 이상 사람들을 직접 통치할 필요가 없다. 시스템이 사람을 지배하고, 사람은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낸다.
이는 마치 마약과도 같아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역체감’을 느끼게 한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우리가 처음 사용할 때는 광고가 사라지는 안락함, 유튜브 뮤직의 편리함 등이 쾌감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일단 그 감각에 익숙해지고 나면, 이전의 불편함은 견디기 어려운 고통으로 변한다. 더 이상 광고가 포함된 영상을 보기 힘들고, 무료 버전의 제한된 기능은 마치 퇴행처럼 느껴진다.
이 지점에서 인간은 스스로 중독의 굴레 안으로 들어간다. 시스템은 ‘편리함’이라는 이름으로 쾌락의 회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그 회로를 유지하기 위해 매달 결제 버튼을 누른다. 더 이상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마약이 신체의 쾌락 수용체를 점령하듯, 구독 시스템은 인간의 일상과 감각을 점령한다. 일정한 자극이 주어지고, 그것이 끊기면 불안과 불편이 찾아오며, 그 불편을 피하기 위해 다시 그것들을 구독하고, 결제 하게 된다.
현대의 구독 경제는 디지털 도파민으로 구성된 마약 체계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중독되고, 시스템은 이러한 심리적 의존을 통해 유지된다. ‘가진 자들’은 이 시스템의 공급자이며, 우리는 그들의 상품이자 실험체로 살아간다. 이처럼 통제는 더 이상 폭력적일 필요가 없다. 쾌락이 통제의 가장 완벽한 도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3. ‘가진 자들’의 영역에 들어가야 한다.

이제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다. 그들의 영역 안으로 들어가느냐, 아니면 시스템의 먹이가 되느냐. 노동의 가치가 점점 0으로 수렴하는 세상에서, ‘가진 자들’의 영역에 들어가지 못한 자는 곧 생존의 권리마저 잃게 될 것이다.
인간이 생산의 주체였던 시대에는, 노력이라는 단어가 일정한 보상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제 그 공식은 깨졌다. 일의 양과 보상이 정비례하던 시대는 끝났고, 남은 것은 ‘소유의 구조’ 안에 들어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격차뿐이다. 쉽게 말하면, 계층이동 사다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좋은 대학, 안정적인 직장, 승진, 부동산 — 이런 것들이 사람들의 계층을 위로 올려주는 장치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사다리는 치워지고,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AI와 기계는 노동시장의 파이를 빠르게 잠식할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줄어들 것이고, 남은 일조차도 ‘가치 있는 노동’으로 평가받기 어려워진다. 대부분의 인간은 더 이상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고, 시스템은 그런 인간에게 배급의 형태로 생존을 허락할 것이다. 그리고 그 배급의 재원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가진 자들’의 영역, 즉 자본과 기술, 데이터의 소유권이다.
나는 지금이 그들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시기는 길지 않다. 10년, 길어야 20년 안에 대부분의 산업 구조는 완전히 재편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놀랍도록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가 처음 가정에 보급되기까지는 약 20년이 걸렸다. 1980년대 초 IBM PC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것은 일부 기술자의 전유물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초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대중의 도구’가 되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훨씬 짧은 시간 안에 같은 단계를 통과했다.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손안에 인터넷을 쥐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 속도는 다시 한 번 압축되고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 구독형 서비스, 인공지능 같은 기술들은 도입에서 일상화까지 불과 몇 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10년 만에 전 세계를 장악했고, ChatGPT는 단 5일 만에 백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과거의 산업혁명이 세대를 거쳐 진행됐다면, 오늘날의 기술혁명은 계절 단위로 구조를 바꾸고 있다.
더 무서운 것은 우리가 이미 중독된 그 시스템들이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초창기에는 단순한 구독료였지만, 앞으로는 더 높은 비용, 더 많은 데이터, 더 깊은 개인정보를 대가로 내야 할 것이다. 그것들은 계속해서 ‘프리미엄의 프리미엄’을 만들어내고, 우리는 더 높은 쾌락과 더 빠른 접근을 위해 지불해야 할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시스템은 완벽히 닫힌 생태계를 형성하게 되고,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결국에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가진 자의 영역에 들어가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준비란 단순히 부를 쌓는 행위가 아니라,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 자산을 보유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나만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다른 챕터에서 더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우리는 이미 인플레이션의 시대를 지나, 초(超)인플레이션 사회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화폐의 가치는 매일 조금씩 녹아내리고, 통화량은 끝없이 불어나고 있다. 이제 종이 화폐는 ‘보관’의 수단이 아니라 그림이 그려진 종이일 뿐이다. 따라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가치를 잃어가는 본인의 자산을 가치가 남는 자산으로의 전환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부동산일 수도 있고, 주식 투자일 수도 있으며,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 습득, 혹은 이미 ‘가진 자들’과의 네트워크일 수도 있다.
자본을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만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하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경쟁력이란 단순한 스펙이나 직업적 능력력이 아니다. 그것은 세상을 해석하는 능력이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트렌드를 파악하고 핵심을 찾아내는 감각이다. 이러한 것들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준비이자, ‘가진 자들의 영역’으로 들어가기 위한 현실적인 첫 걸음일 것이다.